어린 친구들의 경험이 더 깊을 때가 있다.

나는 경험에 대한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사람마다 본인의 의사결정에 대한 결과는 제각각 다르겠지만, 겪어보았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선택은 왠만해선 불합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무 살이 된 이후,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고자, 아르바이트와 인턴을 포함해 많은 일거리들을 찾았다. 홀서빙과 고객센터상담원을 하면서 별의별 손님들을 상대해보았고, 무대설치와 행사진행보조 등을 해보며 일의 절차를 익혀보았다. 외국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며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법을 배웠다. 

 

이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여기서 내가 깨달은 점은 결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한 살 어린 친구의 미래 계획은 더 완성도가 높아보였고, 치밀해보였다. 17살에 스페인으로 가 한인 민박 직원으로 일하던 동생의 손님, 이웃, 다른 사람들에게 대했던 심성은 누구보다 더 깊었다.

 

나는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 경험만큼은 다른 사람보다 많다는 생각이 오만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경험은 시간에만 비례하지 않고, 그 사람의 생각의 깊이나 태도에 의해서도 그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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