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한 취미생활이나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당당히 어느 하나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은 먼나라의 한 도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나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다. 처음 우리나라를 벗어난 것도 교환학생을 통해서 였다.
그런 내가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잘 알게 되었을까? 대학교 3학년 교환학생으로 처음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가보았다.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에서 6개월이란 짧으면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스페인에서의 음식과 생활을 좋아하게 되었다. 교환학생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스페인으로 되돌아오기를 희망했다.
운이 좋게도 바르셀로나의 한 스타트업에서 1년 간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미 스페인에서 6개월의 교환학생 생활을 해봤으니 적응하는데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 빌바오와는 전혀 달랐다. 바둑판처럼 네모반듯하게 세워진 건물들과 카탈란이 먼저 쓰여져 있는 간판. 거리를 따라 늘어선 야자수처럼 생긴 나무들까지 바르셀로나만의 색다른 멋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산다는 것 만으로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습하지 않아 더운 여름에도 그늘아래 있음 세상 시원하던 날씨 덕분에 매주 공원이나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걸었다. Bicing이라는 서울 따릉이와 같은 자전거를 빌려 해변을 따라 타보는 것도 좋았다. 바르셀로나의 좁디 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면 맛있는 레스토랑, 이쁜 카페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도 아침 출근 길, 전철 안에서 문득문득 바르셀로나의 골목들이 떠오른다. 여행객은 모르는 맛있는 파에야 레스토랑. 너무 자주 가서 웨이터와 친구가 된 단골 술집. 주로 찾았던 슈퍼마트까지... 여행객이 아닌 그 장소에 오래 머물렀던 한 사람으로서 바르셀로나, 그 도시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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