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벼락치기는 어떠세요?
나는 모든 것에 빨리 싫증을 내는 편이다. 학창시절 공부할 때도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공부하기 지루해지면 다른 과목으로 돌려가며 공부를 했다. 그토록 읽고 싶었던 책조차 읽기 시작하면, 얼른 다른 책을 읽고 싶어 끝까지 못 읽었던 적도 많다. 이런 성격으로 인해 짧은 기간안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하던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스무살쯤이 되서야 이러한 내 성격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내게 주어진 기한이 없으면, 하던 일에 게을러지고 쉽게 싫증이 났던 것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고자 생각해본바, 매번 내게 데드라인을 스스로 만들어주면 될 일이였다.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마라톤을 신청했다. 한번도 참여해보지 못한 마라톤이 걱정되어 적어도 일주일에 3~4번 운동장을 뛰었다. 관심있어하던 분야에 공부를 하고 싶다면, 관련된 자격증을 알아보았다. 자격증 시험 일정을 중심으로 공부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매번 스스로 데드라인을 만들게 되면, 물론 하루하루가 바쁘고 피가 말라가는 듯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되돌아보면, 쌓여있는 결과물들이 제법 되었었다.
예전에 한 편의 TED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벼락치기를 하고 있고, 지금 당장 미루지 말고 시작하라'라는 주제로, 재미있는 슬라이드와 공감되는 내용으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이 TED 영상처럼 하던 일을 게으르게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꾸준히 할 수 있었음 얼마나 좋을까.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바로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벼락치기를 자주 해보는 건 어떨까? 잦은 벼락치기도 쌓이고 쌓이면 거대한 폭풍이 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