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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버킷리스트를 함께한 유니폼
말강준
2019. 9. 6. 01:40
하나의 유니폼.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이 하나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축구팀의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수학능력 평가시험을 준비하는 중에도 그 팀의 경기를 매주 보며 이기고 지는 날에 따라 내 하루의 시작도 그 팀의 경기 승패에 달렸었다.
몇 년이 흐르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아놨던 월급으로 응원하던 팀의 유니폼을 샀다. 이 유니폼을 입고 꼭 직접 그 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보겠노라고 다짐하면서... 그 팀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나는 그 유니폼을 입으며 그 팀을 응원했다. 그 유니폼을 입고 응원할 때 그 팀이 이 길 떼면 내 덕분에 이겼는지 뭔가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마침 유럽 교환학생으로 나가있을 때, 내 꿈이었던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직접 보고자 여행 계획을 꾸렸다. 나의 여행은 오로지 좋아하는 팀의 경기 일정과 동일하였다. 경기장이 있는 도시에 도착했을 무렵, 준비해둔 그 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 도시를 누볐다. 낯선 동양인 일지 몰라도 현지 사람들은 같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보고 미소를 띄워 주었다. 가까스로 그 날의 경기 티켓을 구했고,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 경기장에서 현지 사람들과 응원을 할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 그 유니폼을 보면, 그 당시의 희열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한 평생 꿈꿔왔던 것을 이뤘다는 것을 그 유니폼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나는 여전히 '그 유니폼'을 애착한다.